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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옷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8. 9. 12. 14:40

    1930 년대에 지금의 트렁크와 같은 짧은 속옷이 등장했다고 한다. 삼각 팬티는 일본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언제부터 사람들이 속옷을 입기 시작했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보았는데 예상과 달리 속옷에 대한 일목요연한 글을 찾지 못했다.

    샅을 가리거나 감싸는 옷을 loincloth라고 한다. 저런 옷은 고대 이집트부터 여러 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자들은 가슴을 천으로 감싼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저 의복은 속옷이 아니다. 따뜻한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저렇게 입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추운 지방에서 입는 속옷도 대개 어디에서나 저것과 대동소이할 것이다. 근대 이전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속옷을 입지 않는 (아니, 못 입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까? 입고 있다면 저렇게 간단한 형태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샅을 (그리고 여자들은 가슴을) 가리려 했을까? 한스 페터 뒤르의 "나체와 수치의 역사"에 따르면, 성을 감추려는 노력과 동시에 드러내려는 노력이 줄곧 있었다. 그래서 옷의 용도 중 하나를 성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적인 목적을 제외하면 속옷의 용도가 무엇일까? 방한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단지 껴입기 위한 목적만이 아닐 것이다. 주로 (동물 가죽은 예외적일 테고) 마가 옷감으로 사용된 것 같은데,  올이 굵고 거칠기 때문에 피부에 오래 동안 직접 닿으면 피부가 쓸릴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치마 아래에 속옷을 입지 않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바지는 방한을 위해 발명된 것이다.

    * * *

    여성 기모노 등에 달린 것(실은 띠, おび)이 성 행위를 위한 것이라는 속설이 이제 정설처럼 퍼져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https://m.blog.naver.com/bch4518/220425702112

    https://m.blog.naver.com/bch4518/220425702112

    이 블로그를 보기 전에도 나는 그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성 행위에 두 뼘 넓이의 보자기 같은 것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성 행위를 목적으로 그런 것을 휴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란한 성 행위로 인해 태어나는 아이들은 분명 커다란 사회 문제를 야기했을 것이다.

    * * *

    조선 시대에 여자 저고리는 차츰 줄어들어 3분의 1로 짧아졌다고 한다. 기녀들이 짧은 저고리와 가슴을 가리는 졸잇말을 입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점차 유행이 되었다는 설명이 그럴 듯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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