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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만들기테크니컬 라이팅 2011. 5. 9. 20:58
오늘 보고서에 표 두 개를 넣었다. 표를 안 쓰는 게 좋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맨날 무작정 그렇게만 말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를 써야 할 때가 있다. 표의 올바른 사용은 ``비교''와 ``대조''에 있다. 비교하고 대조할 것들이 여럿 있다면 표를 써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표를 잘 쓰는 것일까? 표를 어떻게 만들어야 훌륭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제 이 물음을 갖고 고민해 보자. 수치가 들어가는 표를 만들기 위해 루어텍을 써 보면 재미있으련만 그렇게까지 할 만한 정성이 생기지 않는다. 그럴 시간도 없다. 엑셀에서 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어디부터 어디까지 베낄까 궁리했다. 표에도 서론과 본론과 결론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액과 수량은 서론, 금액과 수량의 곱 그리고 그것들의 합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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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JK가 일깨워 준 것테크니컬 라이팅 2011. 5. 8. 14:01
두어 해 전에 텔레비젼에서 타이거 제이케이가 하는 랩을 들었다, 아니 보았다. 자막이 있어서 어떤 말인지 알 수 있었다. 그때 비로소 랩에 음위율(音位律)이 있음을 알았다. 주로 각운을 맞추는 것 같다. 멋졌다. 우리말은 늘 `다'로 끝난다. 그래서 단조롭다. 성조가 있으면 덜 단조로울까? 그래서 생각했다. `다'로 끝나는 것은 어쩌지 못한다 해도 그 앞 어미를 달리하면 글이 덜 지루하지 않을까? `다'로 끝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의문형으로 끝낼 수도 있고 도치법을 쓸 수도 있다. 마침표를 습관적으로 `다' 뒤에 쓰지만 마침표는 말 그대로 문장 끝에 쓰는 것이다. 반드시 `다' 뒤에 써야 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에 이런 방법들을 써 보고 있는데 나름 그럴 듯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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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4. 21. 09:34
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 넛지, 리더스북, 2009 ``넛지''는 팔로 쿡쿡 찌른다는 뜻이다. 이 책의 요지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좋은 것을 선택하게, 나쁜 것을 피하게 유도하자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 한 가지. ``거부하지 않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동의하지 않으면 거부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정보가 징병관들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어떤 정책을 썼을까?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앞의 것이다. 사람들이 모든 일에 훤하고 적극적으로 알아 보고 생각해서 판단하지는 않는다. 이런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동전 앞면이 나오면 내가 이긴 거고 뒷면이 나오면 네가 진 거다.'' 이런 놀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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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붕괴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4. 20. 13:03
Joseph Tainter, 문명의 붕괴, 대원사, 1999 우리가 ``망했다''고 말할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부의 상실이다. 내가 소유했던 부동산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일 뿐 그것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문명이 붕괴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인해 로마가 멸망했다고 하는데 로마가 불타서 사람도 집도 모두 없어져 버린 것일까? 정말 문명이 망하면, 영화 "로드," "일라이," "레지던트 이블"에 나오는 그런 모습일까? 그럴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보면서 놀란 것은 그의 붕괴 이론이 아니라, 세상에 내가 알지 못하는 사라져버린 문명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한 예다. 지금 그곳에서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그 근처에 사는 사람들도 그 문명의 후예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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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4. 4. 22:42
Jostein Gaarder, Sophie's World, Berkley, 1996 내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강 가운데에 섬이 있다. 홍수가 나서 머지 않아 섬이 물에 잠길 터이다. 전갈이 두텁에게 자신을 태우고 강을 건너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너를 어찌 믿느냐고 두텁이 전갈에게 말한다. 너를 찌르면 나도 죽을 텐데 내가 어찌 그러겠냐고 전갈이 답한다. 그 말이 그럴 듯하다고 생각한 두텁이 전갈을 태우고 강을 건너기 시작한다. 강을 중간쯤 건널 때 전갈이 두텁을 찌른다. ``아니, 왜?''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나는 전갈이니까.'' 소피의 세계는 서양철학사를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그러니 이 전갈의 이야기도 어떤 철학자나 철학 사조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나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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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소 (purple cow)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4. 4. 21:49
표준협회가 개설한 ``스마트 세일즈 & 마케터''라는 강좌를 오늘 광교테크노밸리에서 들었다. 강좌 열에 두셋은 아주 형편없고, 대여섯은 그저그렇고, 아주 훌륭하다고 할 만한 것은 겨우 한둘에 불과하다. 오늘은 운이 매우 좋았다. 강사는 백승훈. 이 분의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기회가 닿으면 들어보시길 바란다. 내가 새로이 알게 된 열쇠말 몇 가지를 여기에 정리해 보겠다. 필요: 어떤 만족의 결핍됨을 느낌 욕구: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것에 대한 바람 수요: 구매력이 뒷받침된 욕구 예를 들어 보자. 은휘의 영어 실력이 신통치 않다. 이를 메워 줘야 한다고 느끼면 그것은 필요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대안(alternatives)들이 있다. 학원, 윤선생, 개인 교습, 영어책(그것도 여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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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3. 28. 08:30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김영사, 2010 *** 칸트가 생각하기에, 동정심에서 나온 선행은 ``아무리 옳고, 아무리 다정해도'' 도덕적 가치가 떨어진다. ...... 의무 동기만이 그 행동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한다고 주장한다. 이타주의자의 동정은 ``칭찬과 격려를 받을 자격이 있지만, 존중받을 수는 없다.'' (162 쪽) 용의주도하게 회피하는 말은 뻔한 거짓말로는 불가능한 방법으로, 진실을 말해야 하는 의무에게 경의를 표한다. 거짓말을 피하고, 상대를 오도하지만 엄밀히 따져 진실인 말을 꾸며내는 사람은 비록 애매할지라도 도덕법에 존중을 표하는 셈이다. (190 쪽) *** 칸트의 윤리학은 완벽해 보이지만, 그를 따르자면 매사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일체의 욕심을 버리고 오직 정의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