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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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하거나 확장하지 않거나TeX과 친구들 2018. 8. 13. 10:26
매크로의 확장 원리를 굳이 깊이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기대와 달리 확장되지 않을 때 \exp_args:NNx 따위를 사용하면 해결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fontspec-xetex.sty가 (expl3 원칙에 따라 매크로 이름을 바꾼 것이 대부분인 듯) 업데이트되면서 xetexko-font.sty도 업데이트되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이것이다. \protected\edef\rmfamily{\unexpanded\expandafter{\rmfamily\XK@rm@korean@font}} \unexpanded가 무엇인지 몰라 \rmfamily가 어떻게 재정의되는지 언뜻 이해되지 않았다. \protected는 버틸 수 있는 한 풀리지 말라는 뜻이다. 따라서 \rmfamily는 토큰 리스트가 만들어질 때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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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드와 슬러그TeX과 친구들 2018. 8. 10. 15:54
"피를 흘리다"? "민달팽이"? 활판 시절에 시작된 용어가 지금까지 내려온 게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 여백이 비어있다면, 재단선(crop) 표시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반달 색인 따위를 넣는다면 그것을 블리드 영역까지 삐져나가게 해야 한다. 그래서 "bleed"라 일컫는 게 아닐까? 잘리면 피를 흘릴 테니. 그래서 블리드를 刀鍊이라고 하는지도.슬러그는 블리드를 에워싼 바깥 영역이다. 슬러그가 없다면 뉘 집 물건인지, 언제까지 어떻게 인쇄해야 할지 표시할 방법이 없다. 라이노 식자기로 만든 하나의 글줄을 slug라고 한다는데, 슬러그 영역이 그것과 관계있는지 모르겠다. 인쇄판에 덧댄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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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판과학적이거나 기술적인 2018. 8. 3. 12:33
한 장의 사진이든, 한 권의 책이든 만질 수 있는 것으로 완성되기까지 내가 짐작한 것보다 훨씬 더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콘텐츠 > 타이포그래피 > 필름 > 인쇄판 > 인쇄 이 글과 다른 여러 글을 참조하여 인쇄판을 만드는 과정을 이렇게 이해했다. 오프셋 인쇄의 경우에는 대개 산화 처리(anodizing)를 한 알루미늄 판이 사용된다. anodize는 anode(양극)와 oxydize의 합성어이다. 전해질 용액에 알루미늄 롤을 양극에 연결한다. 음극에는 알루미늄 또는 다른 금속을 연결한다. 그리고 전류를 통과시키면 양극에 연결된 알루미늄만이 산화된다. 이 처리에 의해 알루미늄 표면이 침식되면서 산화알루미늄이 된다. 이 표면은 1) 전기가 통하지 않고 2) 단단하고 3) 부식되지 않고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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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읽는 동안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8. 8. 2. 17:57
고요함이 찾아옴과 동시에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난다.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사라질 뿐 아니라 당신이 응시하고 있던 것도 사라진다. 마치 물컵에 담긴 아스피린이 녹아버리듯 당신의 마음을 녹여버린다. 검은 활자들은 무대에서 사라져버리고 생각으로, 이미지로, 목소리로, 그리고 소리로 바뀌어 등장한다. 즉 당신을 둘러싼 사물이 사라지고 책 그 자체가 전혀 보이지 않게 되면서 잠재의식 속에 자리잡는다. 이런 마법이 성공할 때야 비로소 글의 내용이 독자의 마음 속으로 바로 흘러들어간다.헤라르트 윙어르, 최문경, 2013, 워크룸 프레스타이포그래피가 미학과 심리학의 영역에 걸쳐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타이포그래피는 오로지 심리학적 그리고 인체공학적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