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
Space Between Words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3. 3. 8. 08:47
이 책을 주문할 때 이 책이 2000 년에 발행되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아니나다를까, 책을 받아 첫 페이지를 열어보니, 대학 시절 한 수업에서 읽었던 존 로크의 The Two Treatises of Civil Government가 떠오른다. 원서 강독 수업들은 늘 고통스러웠다. 한 시간에 서너 페이지를 넘기기 어려웠다. 다른 이유들도 있었지만 가장 큰 까닭으로 나는 긴 문장들을 꼽겠다. 옛 사람들은 짧은 문장을 짓는 데에 소질이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Space Between Words는 게다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여섯 페이지를 읽고 포기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결론은 이미 처음에 제시되어 있다. 서양에서 8 세기 무렵에 띄어쓰기가 시작되었다. 그 이전에는 사람들이 글을 소..
-
The Body: A Guide for Occupants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3. 2. 2. 08:59
The Body를 이 년 전에 구입했다. 빌 브라이슨의 다른 저서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을 읽었을 때처럼, 처음 이삼십 페이지를 읽은 뒤에 서가에 꽂아두었다. 작년 봄에 매일 한 페이지라도 읽자 다짐하며 다시 펼쳤고, (중간에 다른 책들을 읽느라) 오늘 끝냈다. 이 책이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하지만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시광선이라 불리는 대역의 전자기파들을 주파수에 따라 우리의 두뇌가 여러 색들로 구현하는 것이다. 소리도 마찬가지이다. 빌 브라이슨이 이렇게 끝맺는다. If you are cremated, your ashes will weigh about five pounds. And that's you gone. Bu..
-
병자호란: 그냥 지는 전쟁은 없다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2. 10. 4. 07:15
영화 "남한산성"에서는 (원작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한데) 척화파인 김상헌의 "말"과 주화파인 최명길의 "말"이 이야기의 줄기를 이룬다. 영화에서 인조는 평범한 왕으로 보이지만, 이 책에 따르면 그 참변을 초래한 책임을 가장 크게 져야 할 사람이다. 인조는 왕위에 집착했다. 쿠데타로 왕위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늘 가지고 있었던 듯하다. 척화파와 주화파를 번갈아 만나 그들의 주장에 호응하며 어느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 사소한 문제까지 직접 다루었지만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았다. 모든 신하가 자기 편이 되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어느 신하도 믿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으면 믿지 않았다. 청군의 수가 많다는 것도, 청의 태종 홍타이지가 온 것도, 거대한 홍이포가 망월봉에 설치되었다는 것도 믿지 않았..
-
전쟁과 역사 2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2. 9. 22. 17:29
"한산: 용의 출현"을 보고 그 전투와 관계된 여러 것들에 궁금증이 생겨 잡다하게 찾아보았다. 유튜브에 자주 등장하는 전문가가 임용한 박사인데, 국내에서 전쟁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최초의 역사학자가 아닐까 싶다. 그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 중에 척 준경에 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는데, 그의 저서 "전쟁과 역사 2"에 척 준경에 대한 언급이 있다 하여 그 책을 주문하였다. 부제가 "거란·여진과의 전쟁"이다. 척 준경에 대한 이야기가 책 말미에 나온다. 단기필마는 아니었겠지만, 포위를 뚫고, 포위되어 죽을 위기에 처한 장수를 구해내고, 성벽을 올라 성을 탈환하고, 추격해오는 적을 쫓아내는 이야기가 거듭된다. 척 준경에 비길 만한 실존했던 인물이 있을까? 좀체 떠오르지 않는다. 저자가 밝히길, 불가능한 작전을..
-
백범일지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2. 9. 16. 11:32
지난 봄에 백 권 가량의 책들을 팔고자 아내와 함께 알라딘 중고서점 산본점을 찾았다. 아내가 카운터에 올려놓는 책들을 점원이 점검하는 동안 읽을 만한 책들이 있는지 서가들을 훑어보았다. 돌베개에서 나온 백범일지가 눈에 띄어 집어들었다. 백범이 한문으로 작성했다고 한다. 역자가 다른 여러 사료들과 비교하여 많은 곳에 세심한 주해를 달아놓았다. 최서해의 탈출기를 떠올리게 할 만큼 상당 부분이 그가 고생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지만 예상보다 훨씬 흥미롭다. 그런데 일기가 아니다. 표지에 한자 제목이 없어 찾아보았다. 白凡日誌가 아니고 白凡逸志이다. 逸志가 무슨 뜻일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또는 "숨은 이야기" 정도의 의미인 것 같다.
-
모바일 티스토리에서 매스작스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2. 7. 5. 09:45
매스작스(MathJax)를 삽입하는 방법은, 관리자 페이지에서, 스킨 편집 > html 편집을 클릭하고, 다음 코드를 위에 삽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모바일 버전의 페이지에 매스작스 스크립트를 삽입하지 않는다. 대안은 서식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관리자 페이지에서, 서식 관리 > 서식 쓰기를 클릭하고 위의 코드를 붙여넣는다. 서식 제목은 "MathJax"라고 하자. 글을 쓸 때 더보기 버튼 > 서식을 클릭하고, "Mathjax" 서식을 선택한다. 서식을 포함하는 글을 작성할 때, 그 페이지에 매스작스 스크립트를 삽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