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라이드(프레젠테이션)를 만드는 데에 의외로 꽤 많은 품이 든다. 파워포인트와 키노트가 최고의 슬라이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구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만큼 손이 많이 간다. 나는 레이텍의 비머 클래스를 선호하지만 그것 역시 적지 않은 시간을 요구한다.
마프(Marp)는 마크다운 파일을 슬라이드로 변환하는 프로그램이다. 비슷한 것으로 Slidev라는 것이 있는데, 설치와 사용이 Marp만큼 직관적이지 않아서 포기했다.
CommonMark 마크다운과 호환된다고 하지만, 마크다운 프로그램들이 저마다 조금씩 확장된 문법을 제공하듯이, 마프 역시 그러하다. 이를테면 이미지 삽입 구문에서 "대체문" 자리에 "width" 따위의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
![옵션](이미지 경로)
VS Code에 마프 익스텐션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만, 명령행을 선호하는지라, Node.js를 설치한 다음에 npm을 이용하여 Marp CLI를 설치했다. Node.js가 자바스크립트 런타임이라는데 무엇인지 구태여 깊이 알고 싶지 않다. 아무튼 아래 페이지가 시키는 대로 하니 잘 된다.
https://www.npmjs.com/package/@marp-team/marp-cli
html, pdf, pptx로 변환할 수 있는데, pptx는 실망스럽다. 이미지로 바꾼 pdf 페이지들을 합쳐놓은 것에 불과하다. pdf는 html을 인쇄하여 만드는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u></u> 태그는 html에서 제대로 나오지만 pdf에는 그대로 나온다.
비순서 목록은 따로 설정하지 않아도 overlay(이동 버튼을 클릭할 때마다 항목들이 하나씩 차례로 표시되는 것)로 구현된다. overlay를 적용할 대상들을 지정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일반 사용자를 위한 설명서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아서, 가능한지 모르겠다.
폰트 크기나 색상 따위를 바꾸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마크다운의 취지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갑갑하다. HTML 태그들을 사용하면 될 터인데, 그런 식으로 고치자 하면, 도로 레이텍을 쓰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런저런 욕심을 버리고 단순한 레이아웃에 만족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이것이 가장 생산적인 방법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TeX과 친구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LVT (첫가끝) (0) 2022.06.15 장 번호를 포함하는 페이지 번호 (0) 2022.04.08 스핑크스의 레이텍 색인 스타일 (0) 2022.03.17 다국어 식자를 위한 ucharclasses 패키지 (0) 2022.02.11 토터스 태거 (Tortoise Tagger) (0) 2021.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