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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과학적이거나 기술적인 2015. 10. 22. 09:33
지난 주말에 영화 "마션"을 보러 극장을 찾았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제목이 뜬다. M A R T I A N. 마션이 무슨 뜻인가 했더니 "화성인"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으로는 화성에서 지구로 돌아오기까지 10 개월이 걸린다.
그 우주선이 좀 느린가?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가 149,600,000 킬로미터, 화성까지 227,936,637 킬로미터이니, 지구와 화성 사이 거리가 78,336,637 킬로미터이다. 10 개월이면 7200 시간이고, 그 우주선은 한 시간에 10,880 킬로미터, 1 초에 3.02 킬로미터를 간다. 제법 빠르지 않은가? 네 시간이면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이동 위성은 이보다 더 빠르다. 고도에 따라 다르겠으나, 90 분마다 지구 한 바퀴를 돈단다. 그 속도는 지구의 중력 덕을 보는 것일 테고, 우주선은 아마도 관성을 이용할 것이다.
지구 바로 옆에 있는 (금성보다 약간 더 멀지만) 행성까지 가는 데에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리는데, 우주 전쟁 따위가 가능할까? 유기체의 몸으로 태양계를 벗어나는 것이 가능할까? 아주 먼 미래에 어쩌면 인류가 오토봇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변신(transform)은 못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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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버스 광고에 "구조대와의 거리 225,308,160 km"라는 글귀가 있다. 무슨 근거에서 이 수치가 나왔을까 의아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터무니없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거리들은, 행성들이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태양으로부터의 평균 거리이다. 만약 지구가 태양을 가운데에 두고 화성을 마주 보고 있다면 그 거리가 4억 킬로미터를 넘는다.
그렇다면 그 우주선은 내 계산보다 훨씬 빠르다. 1초에 약 10 킬로미터를 간다. 와트니와 루이스가 서로를 붙잡기까지 수십 초 동안, 비록 에어록을 폭파해서 속도를 크게 줄이긴 했지만, 그들은 적어도 몇 백 킬로미터를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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