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채소

페이스북에 올라온 새싹 채소를 키우는 동영상을 보았다. 단지 아래에 물을 계속 채워 넣으니 삼사일 동안 쑥쑥 자란다. 그 다음에 갑자기 몽창 시들어버렸다. 콩나물 키우기와 다를 바 없다. 식물이 물만으로 자랄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다만 발아하고 손가락 두세 마디 크기로 자라는 데에는 물만 있어도 되는 것 같다. 그렇게라도 자라려면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서 의문이 들었다. 그 약간의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을까?

광합성을 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세 가지이다. 물, 이산화탄소, 햇빛 (인공 조명이 햇빛을 대체할 수 있다. 광합성에는 주로 적색 파장과 청색 파장이 사용된다고 한다.). 그로부터 포도당과 산소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새싹 채소가 자라는 건 그다지 신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콩나물은?

콩나물은 일부러 보자기 따위를 덮어 어두운 환경에서 키운다. 광합성을 막기 위함이다. 콩나물이 광합성을 하면 머리가 녹색으로 바뀌고 뿌리까지 씹기에 뻣뻣해진다고 한다. 광합성을 하지 않고 자랄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콩이 갖고 있는 양분을 사용하는 것이다. 

아래 표를 http://www.soynet.org/BeanInfoIndustry/Etc.aspx?Contents=B_03_4_1.html&Tot=3&Cur=1에서 가져왔다.

모든 영양소가 크게 줄었는데, 그 중에서 지방이 가장 많이 소모되었다. 그 과정에서 예외적으로 비타민 C가 생성되는데, 생장에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낸 게 아닐까 싶다. 양분이 크게 주는데도 콩 대신 콩나물을 먹는 까닭이 무엇일까? 다른 새싹 채소들도 마찬가지인데, (물이 채워져서) 부피가 늘고 야들야들해서 잘 씹히기 때문이다.

포도당은 탄소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

$$C_6H_{12}O_2$$

그렇다면 물이 꾸준히 공급된다면, 다른 원소 없이도 식물은 꾸준히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낮에는

$$H_2O \rightarrow (NADP^+, ADP, Pi) \rightarrow  O_2$$

이와 같이 작용하여 물에서 산소가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ATP와 NADPH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밤에

$$CO_2 \rightarrow (NADPH, ATP) \rightarrow  C_6H_{12}O_2$$

이와 같이 작용하여 포도당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ATP와 NADPH가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ATP와 NADPH는 질소를 포함한다. 그러니 물과 이산화탄소만으로는 포도당을 만들 수 없다.

광합성으로 얻는 게 포도당뿐일까? ChatGPT에게 물어봤다. 절대로 "모른다"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그에 따르면 광합성에 의해 녹말, 셀루로스, 지질, 아미노산과 단백질, 색소, 식물성 화학 물질들이 만들어진다. 지방도 탄수화물처럼 탄소, 수소,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쉽게 바뀌어 저장되나 보다. 단백질은 질소를 포함한다.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들로부터 합성되는데 동물들은 필수 아미노산을 만들어낼 수 없다. 결국 모든 단백질은 식물에서 (돼지와 닭을 거쳐) 우리에게 오는 셈이다.

셀루로스는 탄수화물의 일종이다. 우리가 흔히 섬유질 또는 식이 섬유라 부르는 것들이 셀루로스이다. 우리는 셀루로스를 좀처럼 소화하지 못한다. 너무 튼튼하기 때문이다. 철근으로 비유되는 셀루로스가 식물의 세포벽을 이룬다고 한다. 나무는 생각보다 잘 썩지 않는다. 천 년 넘은 사찰이 수두룩한 이유가 나무가 그만큼 튼튼하기 때문이다. 버섯 균이 나무를 썩게 하려면 습기도 필요하지만 나무를 잘게 조각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