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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용언의 띄어쓰기테크니컬 라이팅 2015. 12. 16. 10:45
한글 맞춤법 제5장 띄어쓰기 제3절 보조 용언 제47항이 이렇게 규정한다.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
불이 꺼져 간다. 불이 꺼져간다.
다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적에는 그 뒤에 오는 보조 용언은 띄어 쓴다.
나는 이 규칙들을 이제까지 제법 잘 따랐다. 그런데 오늘 문득 보조 동사의 띄어쓰기에 거북함을 느꼈다. 이 문제를 풀려면 보조 용언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봐야겠다. 다음 사전에 따르면 보조 용언이란 "본 용언에 기대어 그 말의 뜻을 도와주는 용언"이다. 좀 모호하다. 내 짐작엔 본 용언의 의미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기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듯하다", "만하다", "법하다" 등 의존 명사에서 만들어진 보조 동사들은 그 성질이 좀 다른 것 같다. 그런 동사들은 영어의 조동사와 비슷한 것 같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자. 띄어쓰기를 왜 하는 걸까? 헷갈리지 말자고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헷갈리지 않게, 그리고 일관된 모양으로 할 수 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문장 수준에서 문장 성분을 구분하기에 충분한 정도로 의미 단위를 기준으로 말들을 쪼개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아닐까 싶다.
보조 용언을 띄어 쓰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비생산적이기 때문이다. "가다", "보다" 따위의 보조 용언을 붙여 쓴다고 곡해할 가능성은 없다. "문" 대신 "출입문"이라고 쓰는 것처럼, 한 음절 단어를 기피하는 데에 의미의 모호함 뿐만 아니라 빈번한 단어 사이 공백들이 산만해 보이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