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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아쓰기와 풀어쓰기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9. 4. 18. 09:28

    그리스, 라틴, 키릴 문자 모두가 풀어쓰기를 한다. 

    Tengwar script

    놀랍게도 일제 강점기에 의외로 많은 한국어 학자들이 라틴 문자의 차용을 비롯하여 여러 풀어쓰기 방법을 제안하였다고 한다.

    https://www.korean.go.kr/nkview/nklife/1989_3/18_3.html

    이 글에서는 풀어쓰기를 시도한 이유가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 글자들이 많아서 활자나 타자기를 만들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공병우가 세벌식 타자기를 만든 것은 1949년이다.

    그렇다면 풀어쓰기가 모아쓰기보다 더 일반적일까? 언어학을 전공한 내 친구 Craig에 따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문자가 만들어진 과정이 이렇다고 한다. 회계나 점성술의 목적으로 기록이 시작되었다. 소를 빚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소 형상을 점토로 만들었다. 채무 관계가 많고 복잡해지자 함에 조각상들을 봉인했다. 함을 열기 전에 조각상들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함을 보관하고 부수는 것도 성가신 일이고. 그러자 함의 겉에 소 그림을 그려넣었다. 그것이 문자의 시작이다. 조각상을 만들어 넣는 것이 쓸데없는 일이 되었다. 처음에는 공 모양으로 만들고 그 표면에 새겨넣었다. 이것 역시 보관하기 어렵다. 평평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둥근 것에 새기다니, 뭐든 생겨난 뒤에야 당연한 것이 되는가 보다.) 

    한 사람의 이름이 '와와'이고, 그와 비슷한 소리를 가진, 이를테면 나무가 '와'라면, 그를 일컫기 위해 나무 두 개를 그렸다. 그러다가 점차 (게으르고 칠칠맞아서) 의미를 무시하고 소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기호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어나 태국어처럼 덩어리 글자들이었다. 그러다가 페니키아인들이 풀어쓰기 시작했다. 못 배운 사람들, 보통 사람들이 글자들을 날림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 방식이 전파되었다. 라틴 문자는 라틴어에 잘 맞았지만 실은 영어에는 잘 맞지 않다고 한다. 영어는 13 모음, 3 반모음, 그리고 32 자음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글자들의 추가를 두고 상당히 오랜 기간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영어에 발음 기호가 필요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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