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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독재자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6. 2. 16. 09:00
서중석 선생님의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를 읽고 있다. 대학 1학년 때 "역사 입문"을 제외하고 선생님 강좌를 들은 적이 없다. 서양사에 더 매료되어 있었던 탓도 있지만, 한국 현대사가 주는 불편한 감정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한국사에 대한 지식이 얕다는 자각과 이제 그 역사를 무덤덤하게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어우러져 이 책을 선택하였다.
과거 70 년 동안 이 땅에서 벌어진 일들을 설명하는 이 책의 어조가 건조하다 할 수 없지만, 시선의 객관성을 의심할 만큼은 아니다.
이승만이 아니었어도 한국의 분단은 피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이승만과 김일성에게, 당시의 미국 정부 및 소련 정부와 함께, 분단의 가장 큰 책임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겠다. 나는 이승만이 그토록 간악한 사람인지 몰랐다. 그에 의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는지 몰랐다. 그를 독립운동가로 분류할 수 있다면 친일파 독립운동가라 해야 할 것이다.
광복 이후의 한반도는 독재의 역사라 해도 될 듯하다. 북에서는 한 성씨가, 남에서는 세 성씨가 이어갔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친일파의 그늘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짙고 넓은 것 같다. 그들은 반공 이데올로기를 면죄부로 사용했다. 노무현 정부가 왜 그렇게 무기력했는지 이해된다. 지난 10 년을 "친일파의 역습"으로 규정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친일파의 후예들이 지배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추측이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새누리당과 그 지지자들의 정체의 한 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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