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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
    테크니컬 라이팅 2016. 3. 3. 08:28

    매뉴얼 개발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문제가 출판 도구의 선택이다. 다음 세 가지 파일 형식이 매뉴얼 매체로서 사용된다.

    • PDF
    • HTML
    • 동영상

    매뉴얼 매체로서 HTML과 동영상이 점점 더 많이 주목받고 있으나, 아직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국한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PDF 제작의 관점에서만 출판 도구들을 다루겠다. 출판 도구를 선택할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이 고려된다.

    • 타이포그래피
    • 효율성
    • 비용

    위의 기준들을 갖고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를 비롯한 여러 출판 소프트웨어를 비교해 보겠다.

    타이포그래피

    행 정돈

    출판 소프트웨어의 타이포그래피 기능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행 정돈(justification)이다.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출판 도구들은 행 정돈에서 차이를 보여준다. 좋은 소프트웨어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 양끝 맞춤으로 정렬할 때, 문장 부호가 행의 처음에 놓이지 않는다.
    • 한 문단의 마지막 행이 한 단어 또는 한 글자로 끝나지 않는다.
    • 행의 끝에서 영어 단어가 하이프네이션 규칙에 따라 잘린다.
    • 행의 길이를 8 센티미터 이하로 줄였을 때 문단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물줄기가 생기지 않는다.
    • 한글과 로마자에 서로 다른 폰트를 지정할 수 있다.
    • 한글과 로마자 사이의 간격을 조정할 수 있다.

    매뉴얼이 다른 언어로 번역되었을 때 이 문제가 두드러진다. 독일어로 번역되었다면 독일어 하이프네이션 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한국어 버전 MS 워드는 오로지 영어와 한국어 타이포그래피만 구현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회피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왼끝 맞춤으로 문단을 정렬하는 것이다. 많은 언어에서 왼끝 맞춤이 해법이 된다.  그러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right-to-left) 아랍어나, 띄어쓰기가 없으면서도 자유로운 줄 나눔(line break)을 허용하지 않는 태국어로 문서를 만들어야 할 때 워드 프로세서는 선택지에 포함될 수 없다.

    판면 디자인

    문서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 전문 (front matter)
    • 본문 (main matter)
    • 부속 (back matter)

    전통적인 타이포그래피를 따르자면 각 부분에서 판면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면, 페이지 번호가 전문에서 로마자로, 본문에서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된다.  본문에서 장절 제목이 번호를 갖는 경우에도 서문에서는 번호를 갖지 않는다.  정보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표현 방법들이 있다.  그것들은 목록, 그림, 표, 또는 상자로서 판면에 배치된다. 어떤 표현 개체들이 사용될지는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 좋은 출판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원하는 판면과 개체를 쉽게 구현하도록 도와준다. 넓게 설정된 바깥쪽 여백에 중요 정보를 담은 상자를 배치하는 디자인을 생각해 보자. 그것이 독자를 특정 정보에 주목시키기에—필수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될 때, 현재 사용하는 출판 도구가 이를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차선의 디자인을 구상해야 한다. 워드 프로세서가 사용자에게 허용하는 디자인은 제한적이다.

    벡터 이미지

    워드 프로세서가 EPS 파일 처리에서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함을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효율성

    매뉴얼 제작에서 효율성은 타이포그래피 성능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상호참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지만 매우 수고스럽다면 사용자는  상호참조 만들기를 기피할 것이다. 무엇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장애로 느끼지 않을 만큼 그런 작업을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은 서식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하나의 서식(style)은 그것이 적용되는 단어 또는 문단이 어떤 글꼴에 어떤 모양으로 표현될지 정의되어 있다. 제목 서식은 2.3과 같은 번호를 자동으로 붙여준다. 모든 출판 도구가 서식 기능을 제공한다. 좋은 출판 도구는 다음과 같은 기능들을 제공한다.

    • 어떤 서식의 속성이 바뀌었을 때 그로부터 파생된 서식들도 바뀐 속성을 갖는다.
    • 서식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이해한다. 예를 들어, “제목 1” 과 “제목 2” 서식이 연이어 왔을 때, 제목 1의 아래 간격 또는 제목 2의 위 간격이 무시된다.
    • 그림과 표도 서식으로서 다룰 수 있다.
    • 한 문서에 사용된 서식들을 다른 문서에 가져올 수 있다.

    서식 기능에서 MS 워드와 어도비 인디자인을 비교하자면 인디자인이 더 많은 장점들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인디자인이 더 생산적인 도구라고 말할 수 없다. 테크니컬 라이터가 직접 사용하기에 인디자인은 매우 버겁다.  인디자인 편집자를 두는 경우에 효율성을 따지는 셈법이 복잡해진다.

    워드 프로세서를 제외한 출판 도구들이 여러 파일을 하나로 묶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 기능이 문서 작업에서 효율성을 크게 높인다. 이것의 유용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비용

    워드 프로세서는 저렴하다. 그리고 다른 출판 도구들에 비해 기능이 적고 직관에 의지하여 익힐 수 있기 때문에 배우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반면 다른 출판 도구들은 구입하는 데에 그리고 익히는 데에 상당한 비용을 요구한다. 위지윔(What You See is What You Mean) 소프트웨어로 눈을 돌리면 (예외적으로 성능이 좋지 않은 프리웨어가 있지만)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 Arbortext를 비롯한 XML 출판 도구들이 이에 속한다. 여기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소프트웨어 자체의 가격이 아니다. 고가의 좋은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그 비용이 높아진 생산성을 상회한다면 고가의 소프트웨어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 될 수 없다.

    프레임메이커

    프레임메이커는 기술 문서 제작을 목적으로 설계된 소프트웨어이다. 프레임메이커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 대부분을 적당히 다룰 수 있다. 만능의 이면에는 어정쩡함이 있다. MS 워드에 비하면 비싸고 인디자인에 비하면 타이포그래피 성능에서 신통치 않다. 그러나 효율성과 비용까지 고려하면 프레임메이커가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사실 프레임메이커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출판 도구이기도 하다.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다면 분명 워드 프로세서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도구일 것이다. 그러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기업들은 워드 프로세서를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워드 프로세서는 대외적으로 배포되는 공식 문서를 만들기에 미흡하다.

    다음 글에서는 이 문제를 위지윔이라는 스펙트럼에서 살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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