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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SIWYG과 WYSIWYM테크니컬 라이팅 2016. 3. 3. 08:33
WYSIWYG (What You See Is What You Get)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찾기 어려울 만큼 이제 위지익은 아주 당연한 것으로 간주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를 비롯한 인쇄 기능을 제공하는 모든 소프트웨어가 그야말로 화면에서 보이는 대로 내용을 인쇄한다.
위지윅은 편리의 상징이고, 인터페이스가 편리할수록 효율성이 높아진다. 그러니 위지윅이 좋아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기대할 수 있겠다. 그런데 위지윅 인터페이스가 한계 없이 향상될 수 있을까? 인디자인은 메뉴바와 툴바에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기능들을 제공한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서 인디자인은 패널들을 사용한다. 사용자들은 필요한 패널들만 화면에 표시되게 할 수 있다. 기능이 늘어날수록 사용성의 복잡도가 증가한다. 하나의 업무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다양한 방법들이 가능한데 위지윅은 특정 방법을 종용하지 않는다. 사용자들은 똑같은 거리를 두고 그 방법들에 둘러싸여 있다.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 그 결과가 어떠하든 그것은 사용자들의 몫이다.
위지윅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WYSIWYM (What You See Is What You Mean)이다. 어떤 출판 소프트웨어든 마크업을 사용한다. 마크업 언어는 아래와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 Presentational: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어도비 인디자인
- Procedural: 레이텍, 포스트스크립트
- Descriptive: HTML, XML
Presentational 마크업이 위지윅을 , 나머지 두 마크업이 위지윔을 지향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위지윅 파일들은 바이너리 포맷인데 반해, 위지윔 파일들은 텍스트 포맷이다. 이 둘 사이에서 가장 큰 차이는, 텍스트 포맷에는 외부 프로그램이 접근하고 조작할 수 있지만 바이너리 포맷에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마크다운을 살펴보자.
마크다운(markdown)은 경량(lightweight) 마크업 언어들 가운데 하나이다. 또 다른 경량 마크업 언어로 AsciiDoc과 reStructuredText가 있다. 이것들의 문법(syntax)은 위키의 것과 비슷한 정도로 매우 단순하다. 이 그림이 마크다운 문서에서 만들어진 HTML과 PDF를 보여준다.
마크다운의 미덕은 “내용 작성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짧은 시간에 더 좋은 글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다운 사용자들은 인디자인에서 구현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정교한 레이아웃 디자인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것이 덜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로지 내용에만 집중한다.
위지윅의 또 다른 대척점으로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명령 프롬프트(터미널 또는 콘솔이라고도 한다)이다. 위지윅이 보편적인 인터페이스로 정착되면서 명령 프롬프트가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다.
명령 프롬프트를 사용한다는 것은 파워셸이나 파이썬 같은 스크립트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크립트 언어를 사용하여 위지윔 마크업 언어로 작성된 문서를 조작함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은 당신의 아이디어와 그것을 구현하는 프로그래밍 능력에 달려 있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이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윈도우즈에서 명령 프롬프트 사용이 점차 줄어드는 반면, 터미널을 아예 제공하지 않았던 맥에 OSX와 함께 터미널이 도입되었고, 그 뒤로 터미널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텍(tex 또는 latex이라고 한다)은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마크업 언어이다. 단어들의 첫 글자만 다르게 표현하도록 만드는 것이 텍에서는 어렵지 않다.
다양한 언어의 처리, 정교한 조판, 내용의 선택적 재사용, 최소한의 수동 작업, 용이한 협업 등 많은 것들이 다큐멘테이션 솔루션에 요구된다. 그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선택되기 어렵다. 이 모든 조건들을 만족하는 솔루션을 위지윅 방법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위지윅이 생산성 향상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고, 이제 그 한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위지윔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늘고 있다. 마크다운을 비롯한 경량 마크업 사용의 증가가 그 중 하나이다. 텍 관련 소프트웨어와 웹 서비스가 최근 몇 년 동안 급속도로 늘어났음이 또 다른 징후이다. 위지윅이 주는 편의는 강력하지만 문서화 작업에서 점차 증가하는 시간과 비용의 압박을 이겨낼 만큼은 아니다. 위지윔이 위지윅을 배척하거나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다기보다 위지윅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위지윔이 보편적인 것으로 인식될 무렵에 프로그래밍 능력이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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