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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르노빌의 목소리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9. 11. 18. 11:52

    이 책은 아주 많은 사람들의 증언을 모아 일인칭 구어로 이야기한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맥락이나 배경을 짚어내기가 쉽지 않다. 다 읽지 못했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첫 이야기 "기억의 이유"를 읽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젊은 소방관 아내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사고 현장에 투입되었던 소방관들은 열나흘 안에 모두 죽었다. 많은 군인들도 투입되었는데 오래지 않아 죽거나 심각한 장애를 겪고 있다. 죽기 전에  그들이 겪는 고통은 참담하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키르키스스탄에서 내전과 같은 인종 분쟁이 일어났던 모양이다. 스스로를 러시아인이 아니라 소련인이라 생각하는 타지크인들이 죽음의 공포를 피해 체르노빌로 들어왔다. 미친 짓 같지만, 체르노빌에서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니까.

    체르노빌에서는 원자로 하나가 폭발했고, 후쿠시마에서는 세 원자로에서 연료봉들이 녹아 땅 속으로 꺼졌다. 후쿠시마 사고가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지 모르겠다.

    방사선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냄새도 없다.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원자로에 다가갈 만큼, 체르노빌에서는 방사선이 무엇인지,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 사람이 거의 전혀 없었다. 2차 대전을 힘겹게 버터낸 사람들이 쫓겨나야 할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완강히 저항했다.

    나는 방사능 물질이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태양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스스로 다 타서 없어지기 전까지 우리가 그 작은 태양들을 갖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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