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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깊다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9. 10. 29. 09:38
전우용 선생이 2008년에 낸 책이다. (돌베개)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을 읽는 데에 지쳐서 오랜만에 우리말로 된 책을 가볍게 읽어보자는 심산으로 이 책을 골랐는데 전혀 가볍지 않다. 들어보지 못한 한자어 표현이 많아 사전이 필요하다.
이 책 하나로 서울의 오랜 사정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없겠으나 도시로서의 서울이 갖는 여러 특징들과 종각이나 광장 시장 등 여러 시설의 연유를 알게 된 것은 내게 작지 않은 수확이다. '합쇼', '땅거지', '똥개', '가게', '인구', '질환' 등 말에 관련된 설명이, 특히 언어에 큰 관심을 둔 내게, 아주 흥미롭다.
누구에게나 권해볼 만한 '깊이' 있는 인문서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내가 이제까지 읽은 책들 가운데 한국인이 한국어로 지은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 장하준 교수의 책들도 실은 번역서이다. 내가 과문한 탓이겠으나 한국인이 쓴 책 가운데 대단한 것이 드물다고 생각했었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를 읽으면서 넓고 깊은 지식의 축적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서울은 깊다"가 인문학에서 그런 축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여 반갑다. 아직 충분하다고 할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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