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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가?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0. 1. 28. 16:06
힌두교도들이 소고기를 먹지 않는 까닭은 그들이 소를 신성한 동물로 여기기 때문이고, 이슬람교도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까닭은 돼지를 불결한 동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자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불결하다"는 게 무슨 뜻일까? 종교적인 게 아니라 물리적인 상태를 의미한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우리는 창자도 먹지 않는가?
이 글이 소개하는 설명이 설득력있다.
유대교도 돼지고기를 금지하는지 몰랐다. 두 종교의 공통점은 중동, 즉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발원했다는 것이다. 돼지는 땀을 흘리지 않기 때문에 진흙을 묻혀 체온을 식히는데, 그런 지역에서는 진흙이 없으니 자신의 분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돼지뿐만 아니라 뭐든 가두어 기르면 똥칠을 하게 마련이니 이게 이유가 될 수 없다.
결론으로 건너뛰자면, 역시 중동의 기후 탓이다. 양, 소, 염소 따위의 반추 동물은 풀을 먹고 사는데, 고기뿐만 아니라 젖과 가죽도 제공한다. 그에 반해 돼지는 풀을 먹지 않고 인간이 먹는 것들을 먹으며, 오로지 고기만 제공할 뿐이다. 만약 돼지를 키운다면 이웃들은 그 집을 부유하고 사치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돼지가 부의 상징 또는 과시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돼지를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위생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인간의 식량을 돼지가 점점 더 많이 차지하게 된다. 그러니 돼지를 키우고 싶은 욕망을 아예 차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Marvin Harris의 Cows, pigs, wars and witches에 따르면 힌두교도들이 소를 먹지 않는 이유도 비슷하다고 한다. 나중에 사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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