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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름 건조기 설명서
    테크니컬 라이팅 2019. 12. 19. 10:44

    가격이 국산 브랜드의 절반에 불과한 마름 건조기를 구매했다. 싼 물건을 선호하지 않지만, 건조기는 대단한 기술력을 요하지 않으리라는 짐작에 들어본 적이 없는 마름을 선택했다. 다른 구매자들의 평가는 대개 호의적이지만,  빨래방 건조기만 사용해본 내게 건조 시간이 너무 길지 않은가 싶었다. 트롬 건조기를 사용하는 처제에게 물어보니 마찬가지란다. 위안이 된다. 소음은? 이 점에서 차이가 보인다. 시끄럽지 않단다. 트롬은 다른 기술을 사용하나 보다. 저렴한 가격이 이 실망감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제품보다 설명서가 나의 눈길을 더 끈다. 후진 설명서는 흔하다. 설명서 품질이 대개 제품 가격에 비례한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나는 후진 설명서에 좀처럼 실망하지 않는다. 제품 가격을 가장 큰 잣대로 놓고 보면 마름 건조기 설명서는 이제까지 내가 접한 것들 중 최악이다. (그 다음으로는 볼트 EV 설명서를 꼽겠다.)

    문서의 꼴을 겨우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페이지 번호 없는 차례는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자간을 저렇게 만들 수 있으려나? 이 제품은 터키산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마름은 유럽산 가전 제품을 수입하는 신영에스디가  만든 브랜드이다.  http://www.sysd.co.kr/sub/marm.html OEM 제품이란 말이다. 이제 설명서 품질이 왜 저러한지 이해된다. 만약 블롬베르크 제품을 제조하는 곳에 주문했다면 (블롬베르크도 OEM 생산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매뉴얼 품질이 훨씬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신 그 가격은 지키지 못할 것이다.

    나는 소음과 이 성의 없는 설명서에 만족해야 한다, 싸니까. 하지만 가격을 아주 조금만 더 올리더라도 매뉴얼 품질은 크게 좋아질 수 있다. 매뉴얼은 제품의 일부이고 브랜드 이미지에 기여한다는 것은 교과서적 교훈이다. 마름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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