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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유고래와 포경선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0. 10. 21. 16:19

    영화 "하트 오브 더 씨"에서는 에식스호를 침몰시킨 향유고래의 길이가 30 미터라고 하는데, 25 미터라고 하는 글도 인터넷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수컷 향유고래의 평균 길이가 16 미터이고, 20 미터가 넘는 것들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당시 포경선의 크기이다. 요즘에는 100 미터 넘는 배가 흔하고, 200 미터 넘는 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19세기 중엽까지 포경선의 길이는 대체로 30에서 45 미터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영화 속의 고래가 평균 크기에 불과했다고 해도 배에 충격을 가해 구멍을 뚫고 침몰에 이르게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것 같다. 

    공룡을 비롯한 멸종한 동물까지 포함하여,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 중에 가장 큰 동물인 흰긴수염고래(Blue Whale)는 30 미터에 달한다. 일상에서 이런 크기의 움직이는 것을 보려면 항구나 공항에 가야 한다. 149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B737-700의 길이가, 흰긴수염고래보다 조금 더 긴, 33.6 미터이다. 

    B737-700

    귀신고래(Gray Whale)가 향유고래보다 약간 작다. 그러니까 위 그림에서 저 두 고래의 중간 정도의 고래가 저 비행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큰 배를 향해 돌진하는 것을 상상하면 실제에 가까울 것이다.

    향유고래는 이빨고래의 한 종으로 범고래 다음으로 사납다고 한다. 흰긴수염고래는 물과 함께 (새우처럼 생겼지만 새우가 아닌) 크릴을 들이킨 다음에 위 턱에 달린 빽빽하고 뻣뻣한 털(baleen)로 크릴을 걸러내는데, 하루에 수백만 마리의, 수 톤의 크릴을 먹는다고 한다.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모비 딕이  피쿼드호를 들이받을 때, 모비 딕도 다치지 않을까? 향유고래에는 (다른 몇몇 고래에서도 보이는) 경뇌유라는 기관이 머리에 있는데, 기름덩어리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sperm whale이라 이름 붙은 까닭이 사람들이 기름이 아닌 정액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물을 흡입하여 기름을 냉각시키면 굳어서 고체가 되는데 이를 잠수할 때나 다른 고래와 싸울 때 사용하기도 한단다. 그러니까 모비 딕과 피쿼드의 싸움은 내기거리도 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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