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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물 분쇄기
    과학적이거나 기술적인 2021. 4. 21. 11:31

    흔히 디스포저(garbage disposal unit 또는 food waste disposer)라 부르는 음식물 분쇄기를 십여 전에 알아 보았었다. 당시에는 판매하는 곳이 없었다. 불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수처리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오 년 전에 디스포저 판매점을 집 근처에서 발견했다. 법이 바뀌었나 보다 짐작하고 가격을 문의했다. 거의 80만 원이어서 포기했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정화조가 설치된 집들이 없다. 나중에 알아 보니 공공하수처리구역에는 정화조 없이 주택을 지을 수 있다.  하수처리시설이 주택에서 배출되는 오물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일 게다. 대부동(대부도)을 제외한 안산시 전부가 공공하수처리구역인 것 같다. 이를 안 뒤로 나는 음식물을 잘게 썰어 변기에 버렸다.

    아내는 내가 음식물을 변기에 버리는 것을, 이따금 변기가 막혀서, 몹시 못마땅해했다. 그녀가 부담하여 디스포저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그녀가 쇼핑몰에서 찾아보니 저렴한 제품들이 많아져서 가장 싼 것이 20만 원대이다. 설치비 5만 원을 아낄 수 있다며 내게 직접 설치하라 했지만 거절했다. 설치된 것을 보니 (다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현명한 판단이었다. 무엇보다 전선을 디스포저에 어떻게 연결했는지 모르겠다. 후드에 연결된 전선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것은 음식물을 디스포저에 쑤셔넣다가 손가락을 다치는 것이다.  설치된 디스포저를 들여다 보니, 믹서 날과 비슷하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다. 바닥에 닿을 만큼 손가락을 깊이 넣지 않는 한 다칠 가능성이 별로 없을 듯하다.

    디스포저가 완전히 합법이 되었는지 궁금하여 찾아 보았다. 2013년 환경부고시에 따르면 주방용오물분쇄기의 판매와 사용은 여전히 금지되어 있다. 다만 하수처리구역 내 일반 가정과 정화조가 설치된 일반 가정에서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논란거리인 것은 제5조 2항이다.

    주방용오물분쇄기가 제8조의 시험방법에 따라 음식물찌꺼기가 고형물 무게 기준으로 80%이상 회수되거나 20%미만으로 배출되는 지에 대한 시험

    이 기준을 통과하여 인증을 받지 못했거나 인증을 받은 제품이더라도 개조하면 불법이라는 글이 많다. 저 기준의 취지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느 가정에서는 한 달에 100 킬로그램의 음식물을 처리하여 20 킬로그램을 배출하고, 다른 가정에서는 10킬로그램을 처리하여 2 킬로그램을 배출할 수 있다면, 여기에 무슨 공평이 있을까? 

    우리가 설치한 싱크루션 디스포저는 인증받은 제품이라 광고한다. 하지만 디스포저 설명서에서 "거름망을 비우라"는 따위의 지시는 찾지 못했다. 설령 저 모호한 행정규칙에 따라 "불법"이라고 해도, 불법건축물 철거 강제이행금 같은 구속력 있는 제재에 대한 규정은 없는 것 같다. 지역에 따라 하수처리시설의 용량이 다를 테니, 지방 정부가 디스포저 사용에 대한  인허가권을 갖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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