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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 the Heart of the Sea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4. 12. 13. 14:42

    영화 하트 오브 더 씨를 본 지 4 년만에 그 영화의 토대가 된 책 In the Heart of the Sea를 읽었다. 짐작과 달리,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분류하자면 역사서에 가깝다.

    늙은 토마스 니커슨이 자신이 겪은 일을 젊은 허먼 멜빌에게 들려주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멜빌이 니커슨보다 14 년 젊으니, 같은 세대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멜빌이, 당시에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모비 딕을 출간한 뒤에,  에식스의 일등 항해사 오웬 체이스를 만난 적도 있다.

    선장 폴라드와 그의 선원들은 반경 수천 킬로미터의 태평양을 90 일 동안 헤매다, 절반 이상 죽은 뒤에, 구조되었다. 에식스가 낸터킷에서 출발할 때부터, 살아남은 선원들이 돌아올 때까지, 그리고 그들이 죽을 때까지 그들의 궤적을 추적하며, 저자인 나다니엘 필브릭이, 독자들이 가질 법한 거의 모든 질문에 답을 준비한 듯이,  여러 증언과 기록 그리고 다양한 학자들의 진술을 인용한다.  이를테면, 에식스를 침몰시킨 향유고래의 크기가 26 미터라고 전해지는데, 오늘날 20 미터 이상 자란 향유고래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당시의  다른 여러 기록에 따르면 그렇게 큰 고래들이 드물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에 상아 없는 코끼리들이 흔해진 것처럼, 사회적 진화의 결과로서 향유고래의 몸집이 작아졌을지 모른다.

    봄에 낸터킷으로 살아 돌아온 오웬 체이스가 가을에 The Wreck of the Whaleship Essex라는 제목으로 책을 낸다.

    "Such a course of conduct," Chase wrote, "was calculated  to weaken the chances of a final deliverance for some, and might be the only means of consigning every soul of us to a horrid death of starvation."

    이십대 중반의 항해사가 이렇게 수려한 글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셰익스피어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일까?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하바드에서 의학을 공부했지만 문학가가 되기를 원했던 체이스의 친구가 대필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토마스 니커슨이 이렇게 말한다.

    "I heard a man from Pennsylvania drilled a hole in the ground recently, and found oil. ... Oil from ground. Fancy that."

    이 대사가 석유의 발견이 포경 사업에 종말을 가져왔음을 암시하는 듯하지만, 고래잡이는 20 세기 중반 이후까지 지속되었고, 100 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장비 덕에, 한 해에 최대 10만 마리의 고래들이 희생되었다.

    내가 이제까지 읽은 거의 대부분의 책들이 한국어로 출간되었지만, 이 책은 번역되지 않았다. 이 이야기에 식인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먼저 죽은 사람은 수장되었다. 그 다음에 죽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먹이가 되었다. 그 다음부터는 먹이가 될 사람이 제비뽑기로 정해졌다. 놀랍게도 난파하거나 좌초한 선원들 사이에서 식인 행위가 드물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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