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sible China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에서 남궁민 북칼럼니스트가 소개한 "보이지 않는 중국"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겠다 싶었다.

내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라 느낀 것과 달리,  이미 20여 년 전에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었다. 월마트를 가득 채웠던 중국산 공산품들이 점차 베트남, 멕시코,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들로 대체되었다. 간단히 말해, 중국은 중진국 함정에 갇혔다. 저자는 중진국 함정을 사다리 게임에 비유한다. 브라질과 멕시코가 중진국에서 도로 미끄러져 내려왔고, 대만과 한국을 비롯한 열세 나라만이 그 함정에서 빠져나왔다. (그 중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EU에 편입한 덕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고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비율이 37 퍼센트에 불과하다. 이것은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비율과 거의 동일하다. 다시 말해, 농촌에 사는 63 퍼센트 사람들 대부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왜 문제인가? 중국이 경제를 개방하면서 80년대 후반부터 저학력 노동자들이  건설, 공장, 광산에서 일했다. 그 과정에서 임금이 해마다 급격히 상승했다. 하지만 이제 뭔가 더 지어야 할 도시가 남아 있지 않다.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임금이 상승했을 때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자동화하는 것이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노동 집약 산업에서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저학력 노동자들이 그에 걸맞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중학교 이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배우는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인문계 고등학교의 수업료가 가난한 시골 사람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비싸다. 한 가정의 연 소득의 몇 배에 달한다. 돈이 있어도 도시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없다. 호구제 (戶口制) 때문이다. 쉽게 말해, 부산 사람이 서울로 주민등록을 옮길 수 없고, 따라서 서울시가 제공하는 어떤 사회적 혜택도 받을 수 없다. 그 전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된다. 도시 학생들과 농촌 학생들 사이의 학력 격차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벌어져서, 가장 심한 경우 그 격차가 이 년이나 된다. 가장 큰 원인은 농촌 학생들이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지 발달을 크게 저해하는 빈혈, 기생충 그리고 나쁜 시력 중 적어도 한 가지를 아이들이 겪고 있다. 

심지어 농촌의 (대개 둘 다 도시로 돈 벌러 나갔지만) 부모들과 조부모들은 양육에 대해 무지하다. 유아에게 말을 거는 것을 불필요한 짓으로 여긴다. 돌보는 사람들부터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과 같은 자극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성년이 되어서도 아이큐가 90 아래에 머무른다고 한다.

이 사태의 근원이 유럽에서 이삼백 년에 걸쳐 이루어진 변화와 발전이 중국에서 단 한 세대만에 벌어졌다는 것에 있다. 중국에서 농촌 아이들이 방치되다시피한 또 다른 원인은 지방 정부가 교육을 부담한다는 것이다.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지방 정부 입장에서 실익이 없다. 아이들이 성년이 되면 대부분 도시로 떠나기 때문이다. 교육에 투자한 비용은 짧게는 이십 년에서 길게는 사십 년 뒤에 회수된다. 미국에서도 1960년대 이전에는 지방 정부가 교육에 대한 재정을 부담했었다고 한다.

저자는 진심으로 중국이 이 함정에서 빠져나오기를 바란다. 그것이 중국만 아니라 다른 모든 나라 사람들에게도 이롭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