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5장 2절 46항이 이렇게 말한다.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http://korean.go.kr/09_new/dic/rule/rule01_0502.jsp
"좀 더 큰 이 새 집"을 "좀더 큰 이 새집"으로 쓸 수 있단다. 그 까닭이 "기록하기에도 불편할 뿐 아니라, 시각적 부담을 가중시킴으로써 독서 능률이 감퇴(減退)될 염려가 있기" 때문이란다. 그다지 그럴 듯하지 않다.
"봄비", "그때", "그곳" 등의 낱말이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데, 그 이유가 이런 낱말들이 합성어로 굳어졌기 때문인가 아니면 위의 규칙을 따르기 때문인가? 굳어진 말이라고 누가 판단하는가? 국립국어원이 하는가 보다.
왜 "어문 규정"이라고 말하는가? 시카고 스타일 또는 옥스포드 스타일이라고 말하듯이 "국립국어원 스타일"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지나치게 권위에 의존한다. 국립국어원이 몇 해마다 규정을 조금씩 바꾸는데 그들의 입만 바라보고 따를 것인가? 반대로 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렇게 쓰는 경향이 생겼는데 저렇게 쓰는 게 더 낫지 않겠나 싶다" 하는 정도로 국립국어원이 의견을 내고, 사람들은 그저 그것을 참고해야 한다. 진리가 권위를 정당화할 수 있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물며 진리라고 할 수 없는 것에 어떻게 권위를 부여할 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