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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and hold 또는 tap and hold를 "길게 누르다"로 옮긴다. 길게? 손가락을 좀 더 지긋이 눌러 닿는 부위가 더 길어지게 하라는 뜻일까? 그렇게 오해할 사람은 없겠으나 이것이 마뜩찮은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말 사전이 갖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는 "어간" 또는 "어근"만 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용사 "긴"과 부사 "길게"의 뜻을 보려면 모두 어근 "길다"를 찾아야 한다. 형용사 풀이만 있는데 "멀다"와 "오래다" 의미를 모두 갖고 있다. 그리고 부사어 어미가 붙을 때 동일한 의미로 연장되는 것이 우리말의 일반적인 어법이다. 그러니 "길게"를 "오래"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길게"가 시간적 연장을 내포한다는 건 분명하지만 우리는 그보다는 "장황함"이나 "지루함"에 방점을 두고 있지 않은가? 다시 말해 "긴 시간"을 강조하고 싶다면 "오래"라고 말하지 "길게"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장황하게) 길게 누르다"보다 "오래 누르다"가 더 나은 표현이 아닐까? 그렇다면 "짧게 누르다"를 "잠깐 누르다"로 바꾸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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