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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왕성폭포
    산행 2024. 10. 2. 09:29

    지난 밤에 이미 산행을 채비하여, 두 개 물병에 물을 채우고 나니 더 챙길 것이 없었다. 네 시 반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내를 깨웠다. 다섯 시 전에 출발하리라 기대하였지만, 늘 그랬듯이 그녀의 늑장 때문에 다섯 시 십 분을 넘겨서 차에 올랐다. 설악산소공원까지 가는 내내 그녀가 시체처럼 잠에 빠졌다.

    여덟 시를 조금 넘겨 도착했을 때, 예상한 대로 주차장이 벌써 거의 다 채워져 있었다. 공원 입구 앞에, 기념품도 파는 식당에서 한참을 기다려 그녀가 주문한 카페 라떼를 받았다. 쌍천을 건너는 다리로 향하면서 그녀가 한 모금 마시고 내게 건넸다. 며칠 묵은 탄 누룽지에 녹은 아이스크림을 섞은 것과 같은 맛이다. 커피 기계가 고장났다 보다. 그 영감님이 만들 줄 모르든가. 주저 없이 버렸다.

    비룡폭포까지 2 킬로미터 중 절반이 평탄한 데다 계곡을 따라 오르니 전혀 힘겹지 않다. 설악산에 폭포들이 흔하지만 비룡폭포처럼 곧게 떨어지는 것은 드물다. 비룡폭포에서 가파른 계단길을 400 미터 올라 토왕성폭포 전망대에 이르렀다.

    계단길을 오르다 주목처럼 보이는 나무를 만났다. 윗가지가 속초의 청초호와 그 너머 바다를 가리킨다.

    저 멀리 (전망대에서 1 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다고 한다) 토왕성폭포가 기대보다 훨씬 웅장하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 길이가 무려 320 미터란다.

    그녀가 좋아하는, 장사항과 동명항 사이 중간쯤에 있는, 봉포머구리집을 찾아 물회를 먹었다. 그녀가 사는 것이니 군말 없이 먹었으나, 그 값의 절반을 바다 풍경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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