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고서에 표 두 개를 넣었다. 표를 안 쓰는 게 좋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맨날 무작정 그렇게만 말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를 써야 할 때가 있다. 표의 올바른 사용은 ``비교''와 ``대조''에 있다. 비교하고 대조할 것들이 여럿 있다면 표를 써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표를 잘 쓰는 것일까? 표를 어떻게
만들어야 훌륭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제 이 물음을 갖고 고민해 보자.
수치가 들어가는 표를 만들기 위해 루어텍을 써 보면 재미있으련만 그렇게까지 할 만한 정성이 생기지 않는다. 그럴 시간도 없다. 엑셀에서 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어디부터 어디까지 베낄까 궁리했다.
표에도 서론과 본론과 결론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액과 수량은 서론, 금액과 수량의 곱 그리고 그것들의 합계는 본론, 이 합계와 저 합계 사이의 증가율은 결론이 되겠다. 본론은 증명의 과정으로서 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표에 서론과 본론을 모두 다 써야 할까? 본론이 생략되었을 때 증명의 과정을 의심하고 검증하려 드는 독자들은 많지 않다. 대개 맞으려니 믿고 결론만 보려 한다. 신문은 어떤 연구의 통계만을 인용하고, 독자들은 그 기사의 추론이 타당한지 비평한다.
서론과 본론의 상당 부분을 표 밖에서 글로 풀어내는 게 좋겠다. 여기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그렇게 표를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표를 간소화하여 표의 메시지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표와 글이 잘 어울리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