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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만 적용되는 보증
    테크니컬 라이팅 2021. 5. 18. 08:38

    이따금 이런 문구를 포함해 달라는 고객들이 있다.

    본 품질 보증서는 대한민국에서만 적용이 되며, 해외에서는 적용을 받으실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 당연하고 그래서 다른 한편으로 얼토당토않은 이 선언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오래 동안 이해하지 못했다. 보증은 단지 제조사의 호의에서 비롯된 약속이 아니다. 국가마다 다소 상이하겠지만, 소비자보호법 같은 것에 의해 강제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한국 법에 따라, 영국에서는 영국 법에 따라 정해진 범위에서 보증이 지켜져야 한다. 저런 문구가 있든 없든 제품이 외국에 팔렸다면 제조사는 당연히 그 나라의 법에 따라 보증을 해야 한다.

    오늘 우연히 삼성전자 웹페이지(https://www.samsungsvc.co.kr/solution/24490)에서 이 의문을 풀 실마리를 얻었다.

    삼성 TV는 International Warranty(국제 보증)가 제공되지 않는 제품이며 판매 국가에서만 품질보증을 제공합니다.
    해외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한국에서 사용하던 중 제품의 결함 또는 하자가 발생 시 한국의 품질보증 조건 및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을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외에 수출된 제품을 도로 수입하여 판매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내 아들이 얼마 전에 새 것의 절반 가격에 산 TV가 역수입한 리퍼 제품이다. 하지만 삼성 TV와 LG TV 말고, 그렇게 역수입되는 제품들이 얼마다 더 있을까? 

    법적으로 저 주장대로 한국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기술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알기로 굳이 PAL TV와 NTSC TV로 나누어 생산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TV가 둘 다 지원한다. 실제 보증 기간을 따지는 문제 때문이 아니라면, 저 선언은 시장 교란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런저런 이유를 대지만, 국산품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특히 한국보다 더 부유한 나라에서, 훨씬 더 싼 가격에 팔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아무튼 저런 문구를 무차별적으로 모방하는 것이 몹시 못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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