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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 테크니컬 라이팅이란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25. 12. 16. 18:31

    테크니컬 라이팅이라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이 일이 유망한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할 계제가 아니었다. 생계를 위해 했다. 앞으로도 사정이 바뀌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직이 가능한 나이에서 벗어나 있었다. 젊었더라도 다른 기회를 찾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나는 내가 첫 세대의 테크니컬 라이터였다고 생각한다. 일을 가르쳐줄 사람이 없었고, 여전히 외주로서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보니 큰 조직에서 일할 기회도 갖지 못했다. 내게 다른 지혜를 나눠줄 선배나 상사를 갖지 못했었다는 점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테크니컬 라이팅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어느 분야에서나 오래 일한 사람이 쌓을 수 있는 정도의, 적지 않은 기술과 지식을 축적했지만, 나로부터 그것들을 물려받을 사람이 없다. 나는 지금 테크니컬 라이팅을 사회적 진화에서 선택받지 못한 직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공하지 못함이 세간에서 흔한 일이라 그것도 안타까워할 만한 일이 아니다.

    요즘에 내게 일의 호불호가 없다. 어느 쪽을 더 하고 싶다거나 무엇을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주어지는 대로, 할 수 있다면 한다. 그 일들을 통해 내게 무엇이 남을지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며칠 사이에 프로그래밍에서 thread가 무엇인지, 어느 경우에 필요하고 어떻게 구현하는지 배웠다. 흥미롭지만 새들이 호흡을 위한 기낭을 갖고 있음을 배울 때 느끼는 것보다 덜하다.

    현재 하고 있는 프로그래밍에서 테크니컬 라이팅을 할 때 가졌던 만큼의, 성취와 보람이 어우러진,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구태여 다시 테크니컬 라이터가 되고 싶지는 않다. 일을 좀 덜하고 대신 새나 공룡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더 갖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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