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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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4. 4. 22:42
Jostein Gaarder, Sophie's World, Berkley, 1996 내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강 가운데에 섬이 있다. 홍수가 나서 머지 않아 섬이 물에 잠길 터이다. 전갈이 두텁에게 자신을 태우고 강을 건너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너를 어찌 믿느냐고 두텁이 전갈에게 말한다. 너를 찌르면 나도 죽을 텐데 내가 어찌 그러겠냐고 전갈이 답한다. 그 말이 그럴 듯하다고 생각한 두텁이 전갈을 태우고 강을 건너기 시작한다. 강을 중간쯤 건널 때 전갈이 두텁을 찌른다. ``아니, 왜?''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나는 전갈이니까.'' 소피의 세계는 서양철학사를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그러니 이 전갈의 이야기도 어떤 철학자나 철학 사조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나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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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소 (purple cow)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4. 4. 21:49
표준협회가 개설한 ``스마트 세일즈 & 마케터''라는 강좌를 오늘 광교테크노밸리에서 들었다. 강좌 열에 두셋은 아주 형편없고, 대여섯은 그저그렇고, 아주 훌륭하다고 할 만한 것은 겨우 한둘에 불과하다. 오늘은 운이 매우 좋았다. 강사는 백승훈. 이 분의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기회가 닿으면 들어보시길 바란다. 내가 새로이 알게 된 열쇠말 몇 가지를 여기에 정리해 보겠다. 필요: 어떤 만족의 결핍됨을 느낌 욕구: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것에 대한 바람 수요: 구매력이 뒷받침된 욕구 예를 들어 보자. 은휘의 영어 실력이 신통치 않다. 이를 메워 줘야 한다고 느끼면 그것은 필요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대안(alternatives)들이 있다. 학원, 윤선생, 개인 교습, 영어책(그것도 여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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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3. 28. 08:30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김영사, 2010 *** 칸트가 생각하기에, 동정심에서 나온 선행은 ``아무리 옳고, 아무리 다정해도'' 도덕적 가치가 떨어진다. ...... 의무 동기만이 그 행동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한다고 주장한다. 이타주의자의 동정은 ``칭찬과 격려를 받을 자격이 있지만, 존중받을 수는 없다.'' (162 쪽) 용의주도하게 회피하는 말은 뻔한 거짓말로는 불가능한 방법으로, 진실을 말해야 하는 의무에게 경의를 표한다. 거짓말을 피하고, 상대를 오도하지만 엄밀히 따져 진실인 말을 꾸며내는 사람은 비록 애매할지라도 도덕법에 존중을 표하는 셈이다. (190 쪽) *** 칸트의 윤리학은 완벽해 보이지만, 그를 따르자면 매사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일체의 욕심을 버리고 오직 정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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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 이론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3. 2. 16:16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두 가지로 나뉜다: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해 내가 들어서 알고 있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는 게 아니다) 중력장에 의해 시공간이 휘어진다는 것이다. 이게 나의 일상과 무슨 관계인가? 없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운동, 시간, 거리 등에 대해 말한다. 자동차가 빨리 달릴수록 자동차의 길이는 달리는 방향으로 짧아진다고 한다. 그렇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동차 안에서는 시간이 더디 간다고 한다. 그나마 내가 이해하기 쉬워서 기억하는 예는 이렇다. 공을 위로 던졌다가 받는다. 같은 힘으로 던진다면 공이 올라갔다가 떨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그것이 움직인 거리는 동일할 것이다. 서 있는 차 안에서 던지든 달리는 차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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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문법론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1. 23. 20:40
이런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리라 내 자신에게 기대하지 않은 대로 절반에 못 미쳐 그만 보기로 했다. 우리말의 특성이 어떠어떠하다고 분석하기 어렵고 그래서 문법적 설명이 쉽게 성립하기 어렵겠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에 만족해야 할 듯싶다. 문장 성분과 품사를 너무 세밀하게 쪼개 놓아 문제를 풀려다가 도리어 문제를 더 떠안은 느낌이 든다. 어말어미 > 종결 > 평서형/감탄형/의문형/명령형/청유형 > 비종결 > 연결 > 대등적/종속적/보조적 > 전성 > 관형사형/명사형 좀 더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을까? 몹시 마음에 들지 않는 설명도 있다. *** 또 국어에서는 주어가 잇달아 나타나는 문장구성이 있는 점도 특이하다. 9. 영희가 마음씨가 곱다. 10. 그 책이 표지가 색깔이 마음에 든다. 11.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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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액티브 종이책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1. 1. 20. 23:20
모든 전자책 앱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견본으로 제공한다. 아마도 이것이 저작권으로부터 자유로운가 보다. 전자책 미덕이란 텍스트 읽어주기, 동영상 또는 비슷한 무엇 그런 게 아니겠는가? 어제는 아내의 생일. 밤샘 일로 얼굴도 보지 못한 그녀에게 2.5 인치 크기에 500 기가바이트 용량의 시게이트 외장 하드 디스크를 선물했다. 그녀의 친구는 그녀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선물했다. 이 책을 펴 보자. 책 가격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결코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조금도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으로 그녀를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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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국가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0. 11. 29. 22:41
불량국가는 노암 촘스키가 2000년에 발표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그가 말하는 것은, 내가 이해하기로는, 이렇다. 미국은 정의 수호 따위에는 별 관심이 없다. 오래 전에 끝나버린 제국주의를 미국은 아직도 하고 있다. 미국은 파나마, 콜럼비아, 터키, 동티모르, 필리핀, 쿠바 등 많은 국가들을 핍박하거나 독재자들에게 군사 지원을 제공했다. 미국은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정부를 수립하고자 한다. 그것이 독재 권력이든 뭐든 개의치 않는다. 목적은 단순하다. 시장을 얻거나 자원을 얻거나 둘 다 얻거나. 군사적 요충지나 무역 통로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결국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농업 정책의 교란, 이를테면 싼 값에 농작물을 남미에 수출하고 대신 보조금을 금지시키는 방식으로 중남미 국가의 농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