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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성 피부염과 스테로이드과학적이거나 기술적인 2018. 7. 19. 15:14
처방받은 일 주일 분량의 약을 다 먹었다. 좀 나은 듯하지만, 깨끗이 나을 수 없음을 알지만, 더 호전되길 바라여 다시 의사를 찾았다. 졸음과 몽롱함의 불편을 하소연했다. 열 명중 한 명 꼴로 그런 호소를 한다며 다른 약으로 바꿔주겠단다. 처방된 네 가지 알약 중 어느 게 문제의 약인지 모르겠다.새로 약을 지어 돌아와서, 피부염이 어떤 병인지 더 깊이 이해하고자 인터넷을 뒤졌다. "원인이 다양한데 결정적인 것이 무엇인지 몰라 고치지 못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 말은 좀 애매하여 맞으면서 동시에 그른 것 같다. 병을 일으키는 요인들로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기생충, 유전적 결함을 꼽을 수 있겠다. 유전적 요인을 무시하면, 병이란 무언가 내 몸 안으로 들어와서 발생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것만으로 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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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테크니컬 라이팅 2018. 7. 18. 14:15
"콘센트"는 영어 같다. 그런데 outlet, mains, socket 그 어느 것에도 가깝지 않다. 도대체 어디서 온 말일까? 콘센트는 일본어로 コンセント(콘센토)인데, 같은 의문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있다. https://japanese.stackexchange.com/questions/11013/how-did-%E3%82%B3%E3%83%B3%E3%82%BB%E3%83%B3%E3%83%88-come-to-be-used-for-outlet 이 글에 따르면 원말이 コンセントプラグ (콘센토푸라구)인데 "concentric plug"를 음역한 것이다.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concentric은 '동심' 또는 '동축'을 의미하는데 어찌 outlet을 가리키게 되었을까? 힌트를 위키백과에서 찾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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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me talk to a shtrominer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8. 5. 25. 13:48
칼 세이건이 혜성과 관련된 자신의 일화를 그의 저서 코스모스에서 이렇게 소개한다. 1957 년에 대학원생으로 시카고 대학의 여키스 천문대에 있을 때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Lemme talk to a shtrominer.""Can I help you?""Well, see, we're havin' this garden party out here in Wilmette, and there's somethin' in the sky. The funny part is, though, if you look straight at it, it goes away. But if you don't look at it, there it is." 아마 혜성이리라 그가 답한다. "Wash' a comet?""A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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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 vs storeEnglish 2018. 4. 4. 09:42
According to many people the term ‘shop’ is used to refer to a small place that sells products and merchandise. While, ‘stores’ are saved for the big stores such as a department store that may hold multiple shops. Now, another difference that is highlighted in usage is that ‘shop’ refers to any place that provides a service or customizable products. A ‘store’ is considered a place where objec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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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말테크니컬 라이팅 2018. 2. 3. 07:53
"administrator"이든 "manager"이든 한 가지 의미로만 사용할 때면 고민할 것 없이 "관리자"로 칭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둘 다 사용해야 한다. "관리자"와 "운영자"? 생각하다 보니 천리안 시절에 쓰이던 "시삽"이란 말이 떠오른다. 썩 적절한 말은 아니었을 것 같다. "방장" 정도가 더 적합하지 않았으려나? 미묘하게 다른 비슷한 두 가지 이상의 영어 단어들을 우리말로는 한 가지로밖에 옮길 수 없는 꽤 많은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choose와 select. 반대의 경우도 없지 않다. 우리는 "이용하다"와 "사용하다"를 구분하여 쓴다. 이를테면, "놀이 공원을 사용한다"고 말하면 어색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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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공만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8. 2. 3. 07:34
아내가 출판계에 한 발을 담고 있어서 이래저래 책들을 자주 얻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흥미로운 책은 만나기 어렵다. 출판사들의 사업 방식은 패션 회사의 것과 유사한 게 아닌가 싶다. 패션 회사들이 의류 브랜드를 마구 만들어내듯이 독자들이 뭘 좋아할지 모르니 '하나 얻어걸려라'는 심정으로 출판사들이 마구잡이로 책들을 발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제 "야밤의 공대생 만화"를 발견했다. 일전에 페이스북 덕에 그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을 눈여겨 보지 않았을 것이다. 출판까지 되었는지 몰랐다. 이 책은, 이 책에서 언급되듯이, 내가 고등학생일 때 나를 불행하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뉴턴 같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보다 먼저 이 책을 읽은, 고등학생인 아들넘은 당연히 '무지 재미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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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인류사적 패배에 대한 나의 가설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2018. 1. 9. 21:54
그녀가 혼잣말 하듯이 내뱉었다. “맥주 마시고 싶다.” 현재 시각 23시. 못 들은 체했다. “맥주 마시고 싶어.” 난 자고 싶다. 저항할까 수 초 동안 고민하다가 곧 패딩을 걸쳤다. “감자칩도 사와.” 십수 년 동안 벌인 그녀와의 권력 쟁투에서 내가 패배했음을 시나브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신 안정과 평화가 집안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왜 나는 패배했을까? 지배권에 미련을 두고 있는 동안에는 나와 상대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싸움이 끝나자 이제 그 까닭이 보인다. 수많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행복이 이루어지듯이, 한두 가지 우위에 있는 기술만으로는 싸움에서 승리를 차지할 수 없다. 그녀에게 승리를 안겨준 결정적인 특질은 지구력이다. 물리적 지구력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녀는 내가 승복할 때까지 나의 ..